상추는 정말 주말농장의 기초가 되는 작물입니다. 주말 농장 초보들이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심을게 상추 밖에 없으니 몽땅 상추만 심는 것이죠. 물론 5평 남짓되는 작은 밭에는 심을게 마땅치 않으니 상추만 심어도 좁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그간 16년간 주말 농장 취미를 바탕으로 상추 재배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상추의 종류
매년 종묘상에 가보면 저도 보도 못한 상추들이 많이 나오는 듯 합니다. 보기 좋은 상추가 맛도 좋습니다. 저는 보드라운 상추보다는 아삭이는 상추를 선호합니다.
1. 잎상추
- 결구하지 않고 잎이 넓고 부드럽게 퍼짐.
- 마트에서 파는 일반적인 상추로 쌈채소에 주로 이용됩니다.
- 청치마, 적치마, 청축면 상추 등이 대표적입니다. 축면 상추는 잎에 주름이 많은 상추이고, 치마 상추는 치마처럼 잎이 길죽하고 타원형으로 생겼습니다. 주말농장에서 가장 많이 심는 상추들입니다.
2. 로메인 상추
- 지중행 원산이고 노랑, 적색, 녹색 등 다양한 색이 있습니다. 이파리가 많고 잎 조직이 거칠어서 약간 아삭인 느낌이 일품입니다. 잎이 길고 스푼형 형태를 지녔습니다.
- 쌈채소나 셀러드에 이용됩니다.
3. 오크상추
잎 모양이 참나무 잎을 닮아서 오크 상추라고 합니다. 아삭이는 식감이 일품이긴 한데 잎이 길죽하고 넓지 않아서 주로 샐러드 용으로 많이 심는답니다. 저는 쌈채소를 위주로 하다보니 몇번 심다가 관심이 없어진 종입니다. 올 해 울 선배가 종묘상에서 사온 오크상추를 닮았지만 잎이 넓은 상추가 제 시선을 끌었죠. 몇번 따다가 쌈을 해 먹었는데 이파리도 푸짐하고 대도 커서 아삭임이 좋았습니다. 내년엔 이 상추를 찾아봐야 겠습니다.
4. 양상추
햄버거 좋아하시는 분들이 햄버거에 들어가 있는 양상추를 아시고 드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양배추 닮은 상추입니다. 결구를 하는 상추이지만 결구 전에 이파리를 따서 쌈채소로 드셔도 됩니다. 몇해 심긴 했는데 결구까지 힘들어서 이제는 재배 안합니다.
5. 아삭이 상추
양상추를 닮기도 했는데 결구는 안하는 상추입니다. 약간 뻣뻣한 느낌이 들 정도로 거친게 특징입니다. 2해 심다가 물려서 이제는 안심습니다.
6. 쌈추
배추와 상추의 장점을 가진 쌈채소입니다. 상추는 애벌레가 붙지 않는 반면 쌈추는 배추와 거의 비슷해서 애벌레들이 좋아합니다. 잘 키우면 배추쌈을 해먹는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벌레를 이기지 못한다면 재배가 힘들 수 있습니다. 항암 성분을 넣은 쌈추도 시중에 나와 있죠. 쌈추도 한 두해 키우다가 벌레 때문에 더 이상 키우질 않습니다.
이외 담배상추, 유럽상추, 꽃상추, 겨자류 등등 많은 상추류들이 있습니다.
월별 상추 재배 일지
4월~5월:
- 상추씨 파종: 상추 씨앗은 작고 가볍습니다. 그리고 씨앗값도 쌉니다. 4월 주말농장 오픈하자마자 씨앗을 파종해 둡니다. 상추씨앗 발아가 경험상 생각보다는 오래걸립니다. 저온기에 발아하는 편이고, 햇빛이 있어야 발아하는 광발아 채소입니다. 햇빛을 봐야 발아하기 때문에 깊게 심지 않습니다. 씨앗을 땅에 뿌리고 손으로 훑어주는 식으로 심습니다.
- 모종 정식: 4월 중순~6월까지 모종을 사서 정식합니다. 주말 농장을 시작하고 가장 먼저 수확하는 채소다보니 일찍 심는 편입니다. 하지만 4월 저온 시기에는 성장이 더딥니다. 그래도 5월에 심은 상추보다는 먼저 수확을 할 수 있으니 급하시면 4월에 모종을 심으세요. 4월에 일부를 심고, 5월에 일부를 심는 식으로 시차를 주는 것도 한가지 방법입니다. 상추도 예상보다는 크게 자라는 식물이기 때문에 약 30~40센티 간격을 두고 심어줍니다. 간격을 제대로 주면 이파리도 굵어지고 자람도 좋습니다.
5월말~6월
- 수확기: 아침 기온은 서늘하지만 낮기온은 높아지는 5~6월 사이 상추는 폭풍 성장을 합니다. 하루가 멀다고 성장하다보니 오늘 이파리를 수확해도 내일 또 같은 량만큼 수확이 가능하기도 합니다. 이 시기엔 매일 쌈채소를 먹는다는 행복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매일 계속되면 물리게 되고, 어느 순간 상추가 짐이 되기 시작하죠. 결국 적당히 심을 걸하고 후회할 수 있습니다.
7월~8월
꽃대를 올리면 채소들은 생명력을 잃습니다. 꽃을 피워 씨앗을 내기 위해서 가진 에너지를 꽃에 모두 쏟아 붓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파리가 작아지면서 질겨지죠. 쌈채로의 역할은 끝납니다. 꽃대를 올리면 바로 뽑아서 버립니다. 한 여름 고온기와 장마기간에는 쌈채소 재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여름 상추를 심는다고 해도 웃자람이 심해져서 비리비리 하거나 장마 기간에 녹아버립니다. 한여름에는 상추 재를 안하시는 게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9월~11월
가을 상추 파종: 봄과 같이 모종이나 씨앗을 파종합니다. 씨앗 파종 시 8월 달에 미리 씨앗을 뿌려 놓습니다. 24년 여름 가을과 같이 이상 고온 시에 꽃대를 빨리 올릴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상추 재배 팁
- 상추는 모종도 저렴하고 씨앗도 저렴한 편입니다. 따라서 모종과 씨앗을 병행해서 심으면 여름 빼고 계속해서 쌈채를 얻을 수 있습니다. 모종을 심어서 한창 수확할 때 쯤 노지에 씨앗을 파종해주면 대충 모종 상추가 꽃대를 올릴 때 쯤 씨앗에서 발아한 상추를 따먹을 수 있을 겁니다.
- 30~40 센티 간격으로 상추 모종을 심고 모종이 싸다고 너무 많이 심지 않습니다. 상추 종류가 많으니 종류별로 소량씩 사서 심는 것도 재미납니다.
- 상추 씨앗은 너무 작다보니 흩뿌리기나 줄뿌리기를 하는 편입니다. 싹이 발아하여 적당히 자라면 과감하게 솎아내기를 해야 합니다. 30~40센티 간격을 유지할 정도로 하려면 솎아내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그래도 과감하게 해야 합니다. 마음이 약해서 씨뿌리고 솎아주지 않으면 서로 경쟁하여 이파리가 길고 약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쓸모 없어지는 거죠. 솎아주기는 과감하게.
- 상추는 아니지만 쌈채의 한 종류로 레드 치커리란 놈이 있는데 약간 쓴맛을 냅니다. 봄에 심으시면 늦가을까지 수확이 가능한 종입니다. 레드 치커리 뿌리는 말려서 차로 해먹기도 합니다. 전반적으로 위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하네요. 생명력이 상당히 강한 식물이나 여름 고온기에 꽃대를 올리면 죽기도 합니다.
- 병충해가 전혀 없는 식물이 상추입니다. 상추의 하얀액이 곤충을 쫓아낸다고 합니다.
- 11월 12월 달에 쌈채가 그리워서 주말농장 노지에 미니 비닐 하우스를 하시는 분들도 있죠. 저도 초보때 해봤습니다. 결론은 돈 낭비 열정 낭비 하지 마시고 하지 마시라입니다. 영하로 떨어지면 난방을 안하면 비닐 하우스 안도 얼어버립니다. 상추도 어느 정도는 추위에 견디는 작물이지만 영하로 며칠 지속되면 얼어 죽습니다.
결론
상추는 약방의 감초처럼 주말 농장에는 기초가 되는 작물입니다. 봄철 주말농장에서 가장 먼저 수확하는 채소이고, 쓰임새도 많습니다. 다양하게 나와 있는 상추 종류를 모두 심어보고 내게 맞는 상추를 골라서 맛있게 쌈채로 이용해 보세요. 직접 무농약으로 키운 상추는 즐거움도 두배입니다.
'주말농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말농장 고구마 재배: 수경 재배로 고구마 순 얻기 (0) | 2024.12.10 |
---|---|
주말농장 고추 월별 재배법: 고추 심기부터 고춧가루 만들기까지 가이드 (0) | 2024.12.09 |
초봄 주말농장 필수 작업 비닐 멀칭의 장단점 멀칭비닐 종류 실전 (0) | 2024.11.23 |
주말농장의 필수 감자: 싹 튼 감자 심기, 초보자를 위한 감자 재배 가이드 (0) | 2024.11.20 |
감자보다 30배 더 좋은 감자: 아피오스 인디언 감자의 재배법, 효능 (0) | 2024.1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