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즐거움

췌장암, 간병 경험담 연세 세브란스 병원, 추천 의사, 수술 및 항암치료

농어 2024. 9. 13.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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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

 

제 투병기가 아니고 암에 걸린 제 아내를 간병하면서 경험했던 바를 포스팅 해 보려고 합니다. 일생 암에 여러 번 걸리신 분들도 있고, 한번도 안걸리는 분들도 있겠지만 일단 암에 걸리면 본인 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가 힘들어지는 것이 사실이고 어떻게 치료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도 막막합니다. 아울러 심적 고통 뿐만 아니라 경제적 부담 등이 만만치 않습니다. 경험자라고 하기엔 좀 머시기 하긴 한데 옆에서 아내를 돌보면서 경험했던 바를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을 위해서 조금이나마 도움되시라고 정리해 봅니다. 저도 아내의 암투병 기간에 좌충우돌 하면서 자료도 찾아보고 다른 분의 투병기도 보기도 했는데 여러모로 도움되는 점들이 많았습니다. 

 

제 아내는 22년 4월 달에 처음 황달 증세로 응급실에 갔다가 췌장암 판정까지 받았습니다. 이때부터 실제적으로 암투병이 시작되었고, 작년 8월달에 천국으로 떠났습니다. 총 1년 4개월을 투병했군요. 

 

췌장암은 아시다시피 예후도 좋지 않고, 일단 초기 발견이 힘든 암입니다. 췌장이 내장 깊숙히 위치해 있는 점과 3기, 심지어 말기에 이르러서야 통증이나 심각한 징후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증상이 황달이 온다던가 등쪽이 아프다던가 소화가 전반적으로 안된다던가 하면서 알게되는 암입니다. 제 아내도 황달이 오기전에 소화가 잘 안되어서 소화제를 자주 사먹더군요. 그 때 CT 검사를 해봤어야 하는데... 건보에서 실시하는 종합검진에는 이러한 암종류는 발견하기 힘든게 사실입니다

 

 4월 어느날 아침에 갑자기 아내 얼굴이 노랗게 변하고 눈 흰자도 노랗더군요. 처음엔 급성 간염 정도로 인지했습니다. 처가의 가족력이 혈관 질환 쪽이라서 암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네요. 황달 증상을 검색해보니 췌장암 내용도 있긴 하던데 설마 암일까 했습니다. 동네 병원에 가서 간단한 검사를 받았는데 의사 소견이 큰 병원가서 다시 진찰 받으라고 합니다. 그날 저녁쯤에 다시 고대 안암병원 응급실로 내원했습니다. 저녁 8시 쯤에 응급실에 들어갔는데 검사결과는 새벽 3시경에 나오더군요. CT 검사 결과 췌장 두부에 3센티 정도의 혹이 보인다고 합니다. 이 혹이 커지다보니 담도를 막게 되어 소화가 안되고 담낭 분비를 막아 황달이 온거랍니다. 암이 의심되니 일단 입원해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더군요. 설마했던 것이 실제가 되버린 상황. 아내 표정은 담담했지만 애써 참는 듯한 표정이었습니다. 

 

일단 고대 병원에 입원해서 이거저거 검사를 여러개 했습니다. 최종 판정을 위해서는 다 해봐야 한다네요. 펫CT, 그냥 CT, MRI 등등 이러다가 방사선 맞고 죽겠다 싶습니다. 그리고 종양의 압박으로 막힌 담도를 뚫어줘야 하기 때문에 담도 내에 스탠트라는 관을 넣는 수술을 일단 했습니다. 스탠트 수술을 해야 황달이 없어져 수술도 가능하다합니다. 이러던 중 처가 가족 중에 연세 세브란스 병원에 아시는 분이 있어서 그쪽으로 옮기라는 제안이 들어왔죠. 아내도 고대병원보다는 연대병원쪽이 좋겠다고 합니다. 고대병원 의사는 이 정도의 진행이면 우리가 수술이 가능할 것 같다는 의견도 주셨지만 최대한 환자 의견에 맞추는 것이 좋다고 해서 검사 자료를 모두 들고 세브란스 병원으로 전원을 했습니다. 의사는 주치의로 김혜진 교수와 집도의 강창무 교수님이 맡아주셨구요. 강창무 교수님은 간담췌 외과 전문의로 이 분야 수술에서 인정받는 분이시라 안심이 되더군요. 일단 전원 후 다시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아직까지는 수술 전이라 정상인과 똑같이 움직이는 게 가능해서 간병은 필요가 없었죠. 

 

 조직 검사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병원에 다시 방문했습니다. 강창무 교수님이 현재 아내의 병은 췌장암이 맞고 췌장 두부에 생겼고, 암 진행 경과를 보면 2.5기에서 3기 사이라고 합니다. 그나마 황달기가 와서 빨리 발견한 것이고 대부분 췌장 두부에 암이 생기면 황달이 와서 발견한다고 합니다. 일주일 후에 여러 교수님들이 모여서 아내의 암 제거 수술을 진행할지 여부를 회의하는 데 우리 부부에게 참석하라고 합니다. 회의실 같은데 들어갔는데 여러 교수님들이 모여 계셨습니다. 주치의 김혜진 교수, 감담췌외과 강창무 교수 외 마취과, 신경과 등등... 서로 검사 결과 사진들을 넘겨보면서 의견을 내시고 결론을 바로 내십니다. 수술을 하는 것으로. 그리고 저희 부부 의견도 묻습니다. 이래저래해서 여러 교수분들이 수술이 가능하다고 하시니 하시겠냐. 췌장암은 수술 가능성이 10%도 안되는 무서운 병인데 그 10%의 가능성에 들어간 것만 해도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날짜 잡자고 했습니다.

 

신촌 연세세브란스 병원 췌장 담도암 센터 안내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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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연세세브란스 병원 췌장 담도암 센터

 

센터 | 연세암병원

소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최선의 맞춤치료 췌장암 및 담도암은 진단 당시부터 관련 부서 간의 유기적인 의사소통이 필수입니다. 췌장담도암센터는 소화기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

cancer.severance.healthcare

 

 

 드디어 수술날입니다. 수술은 오전 이른 시간에 시작되어 오후 늦게 끝났습니다. 거의 7시간에 걸친 대수술. 췌장 두부와 담도, 십이지장을 제거하고 우회로 연결하는 수술로 수 없는 수술로 단련된 의사분이라서 믿음을 갖고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수술이 잘 끝났다고 했습니다. 당시 수술만 하면 완치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암을 극복하였다는 기쁨에 너무나 좋았었죠. 코로나가 한창이던 때였기 때문에 잠깐의 면회 후 아내는 중환자실 집중치료실에서 회복을 하였습니다. 이후 간병통합 의료동으로 옮겨져서 있다가 약 1주 후 퇴원 조치 되었습니다. 

 

참고로 입원실은 간병의료가 가능한 입원실과 일반 입원실이 있는데요. 말 그대로 간호사들 및 내부 간병 의료진이 있어서 따로 간병인을 쓸 필요가 없는 간병통합병동이 있고,  일반 입원실의 경우 거동이 힘든 환자라면 간병인을 고용하거나 가족이 직접 들어가서 간병을 해야 합니다. 지금도 코로나 때문에 아마도 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야 입원실에 간병하러 들어갈 수 있고, 잠깐 외부 외출은 가능하나 외박은 불가능합니다. 만일 외박을 한다고 나가면 다시 들어올 수 없고 다시 PCR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PCR 검사의 경우 세브란스 병원 내에서 받으면 당일 날 결과가 나옵니다만, 일반 병원에서 하면 2~3일 정도 기간이 소요됩니다. 검사 가격도 세브란스 병원이 8만원 선으로 약간 저렴했습니다. 음성 판정이 나오면 간호동에 가서 직원에게서 손목 테그를 받게 되고 이 테그로 병동 출입이 가능합니다. 간병통합 병실의 경우 수요가 많다보니 대기가 길다고 합니다. 저희는 운이 좋았던 건지 아니면 수술 후 환자는 그냥 배치 받는건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무튼 수술 후엔 간병통합병동에서 회복하였습니다.

 

수술 후 약 1주일 정도 밖에 안되었는데 퇴원을 권고합니다. 병실이 많지 않아서 인듯 합니다. 퇴원시 담당 주치의신 김혜진 교수님이 수술이 잘 끝났고, 향후 혹시나 남아 있을 암세포가 있을 수 있으니 예방 항암 치료를 6개월 간 해야 한다고 합니다. 물론 외래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2주에 한번씩 외래로 와서 항암치료를 받기로 했습니다. 수술이 잘 끝났으나 또 다른 난관이 시작되었네요. 처음 몇 번의 항암치료는 힘들긴 했지만 잘 받아냈습니다. 하지만 횟수가 지속될수록 아내의 몸이 버텨내지를 못하더군요. 탈모도 시작되어서 가발을 200만원 주고 맞추기도 했구요. 남편으로서 좋은 음식을 해준다는 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나름 요리를 한다고 했지만 항암으로 줄어든 식욕과 설사, 구역질을 해결할 수 있는 식단을 찾는다는게 참으로 어렵더군요. 그래서 그냥 아내가 좋아하는 메뉴를 선정해서 맛집을 찾아다니는 즐거움으로 해결했습니다. 그리고 병행해야 하는게 운동인데... 아내는 선천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는 스타일이라서 잔소리를 많이 했지만 역시나 운동은 뒷전이었습니다. 일단 항암치료는 잘 먹어야 한다고 하니 먹는데에 집중했네요. 

 

여기서 가발에 대한 썰입니다. 결론은 가발은 하지 않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있으면 좋으나 가격에 비해서 쓰임새가 많지 않습니다. 200만원 가까히 주고 구매했지만 며칠 쓰질 않았습니다. 여름에는 특히 가발 쓰면 더워서 갑갑하고 힘들어 했고, 만일 꼭 해야 하신다면 외출용 가발만 하세요. 저희는 모자용 가발까지 풀셋으로 구매하는 바람에 비용이 많이 나왔네요. 모자용 가발은 윗머리가 뚫린 스타일의 가발인데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팔면되지 하지만 나눔 외에는 수요가 없더군요. 판매처에서도 매입은 안한다고 그럽니다. 그리고 맞춤 가발이라 머리가 작은 아내의 가발은 쓸모가 없었네요. 그냥 비니나 모자 쓰고 댕기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아니면 나눔 가발 구해서 쓰셔도 되구요. 

 

3개월 후 정기 검진이 있었습니다. CT 등을 찍어서 변화가 있는지 조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결과가 안좋게 나왔습니다. 췌장과 복막 주변에 아주 작은 암덩어리들이 다발성으로 보인다는군요. 저희는 암이 완치되었다고 믿었는데 3개월만에 절망적인 상황으로 급변해 버렸습니다. 김혜진 교수님은 향후 다시 수술은 어렵고 항암치료를 꾸준하게 받아야 하니 굳게 맘을 먹으라고 합니다. 3개월 항암치료가 이리 힘들었는데 이제 끝도 모를 항암의 고통을 견뎌야 한다니 아내나 저나 너무 힘들더군요. 약도 바꿔서 항암을 한다고 하네요. 더 독한 항암 치료제를 쓰겠다는 말로 들립니다. 폴피리녹스였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암전이가 빠르다는 말이 있다는데 3개월만에 암이 다시 전이되었다는 말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몸의 다른 곳으로 퍼진 췌장암과 대장암에서 쓰이는 병용 화학요법의 약자. 류코보린(leucovorin calcium, folinic acid), 플루오로우라실(fluorouracil), 이리노테칸(irinotecan hydrochloride), 옥시플라틴(oxaliplatin)을 함께 사용하는 방법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폴피리녹스요법 [FOLFIRINOX regimen] (암용어사전)


아내에게 암전문 요양병원에 들어가서 요양하는게 어떻겠냐라고 물었는데 요양병원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았던지 화를 내면서 집에 있겠다고 합니다. 최대한 환자 의견에 맞춰줘야 해서 그러라고 했네요. 저도 생업하느라 아내 간병하느라 아들 뒷바라지 하느라 힘든 나날이었습니다. 

 

암에 걸리면 암환자 본인의 심적 고통은 상당합니다. 그래서 가끔 이것이 화로 표출되기도 합니다. 아내의 원래 성격도 불같은 면이 없지는 않았지만 본인이 힘드니 감정 표출을 자주 하긴 했습니다. 그래도 웬만한 것은 다 받아주고 참아냈긴 하지만 저도 힘들 때는 말다툼도 많이 했네요.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이 투병 기간 동안 그간 없었던 아내와 애틋한 연민과 사랑의 감정도 새로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계속된 항암치료로 인해서 점점 말라가는 아내의 모습. 그래도 여자라고 외모에 신경쓰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고 웃기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네요. 이제는 도저히 항암을 못받겠다라고 손을 들기를 수 없이 했지만 그래도 그때마다 다독여서 항암 치료를 지속했습니다.

 

23년 6월 쯤이었을겁니다. 주치의 김혜진 교수께 아내가 묻습니다. 제가 항암 받는다고 암이 낫겠습니까? 너무 힘들어서 이제 그만 하고 싶어요. 이때는 난소에 10센티 이상의 물혹이 생겨 있을 때였고 복수도 차올라서 주기적으로 빼주는 시기였습니다. 아마도 췌장에서 전이된 것 같구요. 김혜진 교수님도 상황이 안좋다는 말과 함께 완치는 어렵고 항암하면서 살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나는 것 뿐이라고 하십니다. 아내는 눈물을 그렁이면서 그렇다면 그만 치료를 중단하겠다고 했고, 이후로 항암 치료하러 병원에 더 이상 가지 않았습니다.  김혜진 교수님은 호스피스 병원 입원 등 향후 필요한 서류들을 꼼꼼히 챙겨주셨습니다.

 

이후 호스피스 병원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 이어집니다.

말기암 4기 호스피스 병원 추천 비용 개인 경험담, 맨발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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